"90년대 여성들, 출산 후 인사 불이익 문제 고심"
"육아휴직 3년…아빠도 육아휴직 공평하게 써야"
윤석열 원전 논란에 "너무 가벼운 이야기" 질타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 유승민 전 의원이 5일 서울 여의도 선거사무소에서 온라인 정책 발표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8.05.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 유승민 전 의원이 5일 서울 여의도 선거사무소에서 온라인 정책 발표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8.05.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유승민 후보는 5일 "양성평등을 실현하면 실현할수록 저출생 문제 해결에 오히려 더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윤석열 후보의 '페미니즘이 저출산의 원인'이라는 발언을 비판하면서다.

유 후보는 이날 '저출생 공약 간담회'를 열고 온라인 비대면 방식으로 약 1시간 동안 취재진의 질문에 답했다. 그는 앞서 출산으로 인한 여성의 경력단절 문제에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며 부모의 '육아휴직 3년'을 공약으로 내놨다.

그는 '육아휴직 3년이 현실적으로 가능한가'라는 질문에 "(현행 육아휴직) 1년도 제대로 못 쓰는 걸 3년을 어떻게 쓰냐 이렇게 충격적으로 받아들이시는 데 저는 우리나라 저출생 문제를 해결하려면 획기적 방법이 없이는 해결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요한 문제는 육아휴직을 1년이든, 3년이든 쓰고 와서도 내 자리가 없어지지 않고 직장에서 인사 상 불이익 당하지 않는 제도적 보완장치를 마련하는 것"이라고 했다.

유 후보는 "우리 90년대 출생하신 여성들의 경우에는 이 문제에 대한 인식이 굉장히 강하다"며 "앞으로 기업 문화도 직장에서 고용주들이 함부로 육아휴직을 한다고 차별하고, 승진에서 누락시킨다든지, 조직 배치를 마음대로 한다든지 이런 식으로 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출산 후 여성이 경제활동을 지속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거듭 밝혔다. 또 육아휴직 후 남성과 여성 노동자의 차별을 해결하기 위해 엄마뿐 아니라 아빠의 육아휴직도 적극 장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유 후보는 "일단 경력이 한번 단절되고 나면 바깥에 노동시장에 다시 진출해도 그 전에 다니는 직장보다 훨씬 더 처우나 조건이 불리한 일자리 밖에 없는 현실이 여성들한테 굉장히 고통을 준다"며 "아빠 엄마가 (육아휴직을) 공평하게 쓰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윤석열 후보가 '페미니즘'을 저출생과 연관시킨 데에는 "저랑은 결이 다른 말"이라고 했다. 

그는 " 저출생 문제는 페미니즘하고 관계가 없다"며 "양성평등을 실현하면 실현할수록 그러면 이 저출생 문제 해결에 오히려 더 도움이 된다"고 했다.

유 후보는 "그 상징적인 단어가 독박육아라는 거 아니겠나"라며 "그거를 해결하도록 해야 오히려 저출생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유 후보는 지난 2017년 대선에서도 1호 공약으로 '아이 키우기 좋은 나라'를 내놓은 바 있다.

그는 "당시 공약에 넣었던 '칼퇴근법'과 '돌발노동금지' 등이 빠졌다"며 지난 5년 동안 벌어진 코로나19 상황과 탄력근로제의 광범위한 도입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공약에는 코로나19로 인한 학력 격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심했다고 전했다. 유 후보는 "학력 격차 때문에 뒤처지는 아이들에 대해서 정부가, 국가가 어떻게 교육 환경을 좋게 만들어 드리느냐(를 고민했다)"며 교육과 돌봄의 경계를 완화한 광폭 개혁을 이뤄내겠다고 약속했다.

유 후보는 이날 발표한 공약에 대해 "다른 어떤 공약보다도 정말 더 아끼고 중요하게 생각하는 공약"이라고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어 "이런 노력 없이는 지금 인구가 줄어들고 세계지도에서 사라져가는 이 대한민국을 지켜낼 수가 없다"고 했다.

당내 1·2강 주자인 윤석열 후보와 최재형 후보의 미흡한 정책 제안에 대해서는 "정치를 하는 게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어떤 분은 정책은 따로 있고, 정치는 따로 있다(고 말한다)"며 "대통령되는 사람은 구름 위에서 정치만 하고 정책은 장관을 잘 뽑고 청와대 수석을 잘 뽑으면 되는 거라고 하는데 천만의 말씀"이라고 꼬집었다.

유 후보는 "대한민국을 어떻게 만들 것인지, 어떻게 끌고 갈 것인지 이게 전부 정책이다. 정치가 곧 정책이다"며 "정책의 70~80%는 민생과 경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제가 내놓은 '대한민국 어떻게 해결하겠다'하는 공약들은 유승민이라는 사람 머리와 가슴 속에서 오랫동안 숙성시킨, 미래를 위해 고민한 결과물이다"고 정치 초년생들과 자신을 차별화시켰다.

논란이 된 윤 후보의 원전 발언과 관련해서는 "너무 가벼운 이야기"라고 평가했다. 그는 "원자력 발전이 굉장히 중요하다"면서도 "그렇다고 해서 원자력 발전소의 안전 문제에 대해 (그렇게 발언하는 것은) 금물이다"고 했다.

유 후보는 "동해안의 저 밑에 경주, 양산까지 부산 바로 아래 북쪽까지 (원전이 있다). 안전 문제, 예컨데 지진 등 여러가지 자연재해, 우리는 북한이 언제 미사일을 쏠지 모른다"며 원전 안전 문제의 확신을 줄 수 있는 방안을 구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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