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호남서 지지율 60%대 후반대 기록
호남 2030·이낙연 지지층, 李 적극 지지 안해
20대 남성과 이낙연 지지층 달랠 카드 필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왼쪽),.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왼쪽),.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대선을 40여일 앞두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초접전을 벌이고 있다. 이 후보는 좀처럼 지지율 40%대를 돌파하지 못하고 박스권에 갇혀있는 모양새다. 이 후보가 40%대로 도약하지 못하는 데는 전통적 텃밭인 호남(광주·전남·전북)의 성적표가 시원찮기 때문이다.

민주당 대선후보들은 역대 대선에서 호남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이 호남에서 90% 이상을 득표했다. 다만 문재인 대통령은 다자대결로 치러진 19대 대선에서 61.99%를 얻는데 그쳤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28.06%)가 선전했기 때문이다.

현재 대선 구도도 다자대결 양상이다. 다만 안 후보가 지난 대선 때처럼 호남에서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상황인데도 이 후보는 60% 후반대에 머물고 있다. 이 후보는 매타버스(매주 타는 버스)로 광주·전남을 돌며 표밭을 훑은 적이 있다. 더욱이 이낙연 전 대표와 손을 잡고 광주에서 원팀을 강조했음에도 70% 벽을 넘지 못하는 형국이다.

이에 따라 압도적 지지의 호남 민심을 수도권으로 이전시켜 승기를 굳히겠다는 이 후보의 선거 전략에 차질을 빚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사흘간 전국 만18세 이상 성인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21일 발표한 4자 가상대결 여론조사 결과(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이 후보는 호남에서 69%를 기록했다. 윤 후보는 7%, 안 후보는 8%로 집계됐다. 이 후보는 서울에서 30%를 얻어 윤 후보(35%)에 조금 뒤졌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17∼19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국지표조사(NBS) 4자 가상대결(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에서 이 후보는 호남에서 67%를 얻었다. 윤 후보는 8%, 안 후보는 10%로 조사됐다. 이 후보는 서울에서 30%로, 윤 후보(38%)에 뒤쳐졌다.

이 후보의 호남 지지율이 60%대에 정체된 원인은 호남 2030세대와 이낙연 전 대표 지지층이 이 후보를 적극적으로 지지하지 않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21일 통화에서 "실용을 선호하는 호남 2030세대 남성들이 민주당을 이탈하고 있다"면서 "이들은 서울 등 수도권 2030세대과 똑같이 탈이념과 탈진영 성향을 보이고 젠더 이슈에 민감하다"고 말했다.

이어 "호남의 이낙연 전 대표 지지층은 여전히 이 후보에게 마음을 열지 못하고 있으며 이 후보가 문재인 정부와 차별화하면서 전통적 민주당 지지층이 불편해 하는 분위기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 후보와 민주당은 2030세대를 겨냥한 공약과 이낙연 전 대표 지지층을 달랠 카드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최근 이 후보는 젊은 층을 겨냥해 가상화폐 정책 등을 잇따라 내놓고 있으며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 등 호남 지역의 과거 탈당자들의 복당을 받아들이며 통합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모든 여론조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를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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