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이 지시한 평양 시내 호화 타운하우스가 모습을 보였다. 이를 통해 북한 내 계층 간 격차가 심화되고 있음이 나타났다.

 북한 관영 매체는 지난 13일 열린 보통강 강안 다락식 주택구 준공식 장면을 14일 공개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준공식장을 찾아 연신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입주민들의 열광적인 박수 속에 김 위원장은 주택 내부에 들어가 가구와 집기류 등을 직접 점검했다.

 14일 오후 북한 조선중앙TV 등을 통해 공개된 주택구 모습은 한국 호화 타운하우스를 연상시켰다. 외부 조경을 비롯해 주택 내부 장식 등이 한국에서 각광받고 있는 타운하우스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었다.

 북한 당국은 이 호화 주택에 평범한 인민들이 입주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용원 노동당 조직비서는 이날 준공사에서 "불과 1년 전 만해도 위대한 수령님의 저택이 자리 잡고 있던 이곳에 평범한 인민들이 살게 될 호화스러운 주택구가 일떠서리라고는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조용원은 또 "수도의 번화가가 억만장자들의 것으로 되고 있는 자본주의 세상에서는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사회주의 전설, 또 하나의 평양 전설이 태어나게 됐다."며 한국 부동산 문제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하지만 실제로 이 주택에 입주할 사람들은 각 부문 노력 혁신자, 공로자, 과학자, 문필가들이다. 유명 방송인인 리춘희 아나운서 등이 입주 기회를 얻었다. 북한 스스로도 이를 인정했다. 조용원은 이날 "경루동의 호화 살림집들에 보금자리를 펴게 된 각 부문의 모범적인 근로자들과 그 가족들을 당 중앙위원회의 이름으로 열렬히 축하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 주택구가 특권층에게 제공될 것이라고 봤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부총장은 "평양 내 호화주택구를 조성하는 것은 김정은 정권을 실질적으로 지지하는 평양 내 특권 계층을 배려하는 의도"라며 "평양 내에서는 이미 북한 사회에 만연한 계층 분화가 확고하게 자리 잡고 있음을 드러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정은 집권 후 북한 내 빈부 격차와 양극화가 심화됐음은 이미 여러 경로를 통해 드러났다.

 북한 도시와 농촌 간 격차도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규교육과 학습능력을 제외한 가계자산, 생활에너지, 주거 인프라, 정보통신 등 모든 부문에 있어서 도농 간 격차가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종규 한국개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019년 '북한의 경제사회지표 분석: 복합지표조사(MICS)를 중심으로' 논문을 통해 2018년 유니세프 복합지표조사 결과를 소개했다.

 이 위원은 "북한 내부적으로는 성별, 연령별, 도농별, 지역별, 재산계층별 격차가 크게 벌어지고 있다."며 "시장화가 확대되고 있는 북한의 경제상황을 고려할 때 현재의 상황이 향후 소득분배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다분하다는 것을 암시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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