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서울 용산 대통령 집무실에서 '1호 안건'으로 국회에 낼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임명 동의안에 서명했다.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20대 대통령 취임식을 마친 윤 대통령은, 이날 낮 12시 30분쯤 용산 청사 5층에 마련된 임시 집무실에서 공식 업무를 시작하고 국회로 송부할 한 국무총리 후보자 임명 동의안을 결재했다.

 새 정부가 출범했음에도 장관 제청권이 있는 총리가 더불어민주당의 인준 지연 전략으로 내각 출범이 가로막혀 있어서다. 국회 본회의를 열어 서둘러 한 총리에 대한 인준을 해달라는 일종의 대야 압박성 조치다.

 민주당이 한 총리에 대해 '부적격'으로 판단하고 있어 사실상 인준 가능성이 낮다. 그럼에도 윤 대통령이 1호 안건으로 결재한 것은 한 후보자를 초대 총리로 임명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앞서 한 후보자가 국회 청문회를 마친 후 전화를 걸어 "윤석열 정부 총리는 한덕수뿐"이라고 힘을 실어준 바 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에도 국회에서 한 후보자에 대한 인준이 불발되면 당분간 총리 없이도 갈 수 있다는 뜻을 전했다 한다.

 윤 대통령은 김부겸 현 총리가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대한 임명을 제청하면 추 부총리를 통해 다른 임명 장관 임명 제청권을 행사하도록 하는 방안도 고려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이날 한 총리 임명 동의안에 서명한 후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한 7명의 장관에 대한 임명에도 서명했다.

이는 지난 9일 15개 행정 각 부 차관급 20명에 대한 인선의 연장선이다. 차관으로라도 정부 조직을 채우는 한편, 청문회를 통과한 장관이 신속하게 업무를 시작하게 해 정부 운영을 서두르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앞서 김부겸 총리는 이날 추 경제부총리와 인사 청문 경과 보고서가 채택된 과기부(이종호), 국방부(이종섭), 환경부(한화진), 고용부(이정식), 농식품부(정황근), 해수부 장관(조승환)을 윤 대통령에게 제청했다. 윤 대통령이 이들에 대해 결재가 이뤄짐으로써 7개 부처 수장들의 임기도 시작됐다.

 윤 대통령은 향후 한동훈 법무, 원희룡 국토교통, 박보균 문화 체육 관광, 이상민 행정안전부 등 민주당이 부적격으로 판정한 장관 후보자들에 대해서도 임명을 강행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이 장관 임명을 강행할 경우 정국 경색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다만 국민의힘이 강대강 대치 국면을 역이용해 민주당을 '국정 발목 잡는 거대 야당' 프레임으로 활용하고, 여론이 지방선거에서 여권에 유리하게 돌아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이런 점을 윤 대통령도 예의주시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김현숙 여성가족부, 권영세 통일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남아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후 취임식 참석차 한국을 방문한 외교 사절을 접견하고 미국 축하사절단장인 해리스 부통령의 남편 엠호프 해리스,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 등을 차례로 만났다. 이어 칼둔 알 무바라크 UAE 아부다비 행정청장, 왕치산 중국 국가부주석 등 중국 사절단 접견, 할리마야콥 싱가포르 대통령과의 정상 환담 등이 진행된다.

 이날 마지막으로 윤 대통령은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열리는 외빈 초청 만찬에 참석한다.

저작권자 © 코리아이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