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당국이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사실을 처음으로 발표했다. 정보당국은 이미 일주일 전에 확진자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북한이 지난달 김일성 생일 행사를 잇달아 개최하고 열병식까지 열었는데 이것이 코로나19 확산에 영향을 줬을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북한은 평양에서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했다고 12일 밝혔다. 수일 전부터 NK 뉴스 등 북한 전문 매체들은 북한 내 통행금지령이 내려진 조짐이 있다며 내부 동향을 주목해왔고 결국 코로나19로 판명됐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북한은 5월 10일 오후 갑자기 평양 주민들을 조기에 귀가시키고 주민들에게 이번 조치가 '전국적인 봉쇄령'이라고 설명했다."라며 "이 같은 조치가 5월 11일에도 이어졌고 마침내 5월 12일 오미크론 확진자 발생을 발표하기에 이르렀다."라고 설명했다.

 북한은 코로나19 발생 책임을 간부들에게 전가했다. 북한 관영 매체들은 "정치국은 우리나라 주변 지역을 비롯해 세계적으로 각종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가 늘어나는 보건 상황에 민감하게 대응하지 못한 방역 부문의 무경각과 해이, 무책임과 무능을 비판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실제로 코로나19 유입과 확산에는 김 위원장을 비롯한 최고 수뇌부의 책임이 크다. 북한은 지난달 110번째 김일성 생일을 경축하기 위해 전 지역에서 보고대회와 군중 시위 등 대규모 행사를 열었다. 김 위원장이 참석한 행사에서는 김 위원장 신변 안전 등을 이유로 참석자 전원이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게다가 북한은 김일성 생일에 앞서 송신·송화 지구 1만 세대 살림집 준공식, 경루동 보통강 강안 다락식 주택구 준공식 등 행사에 주민을 대거 동원했다. 이때도 마스크 착용은 이뤄지지 않았다.

 아울러 김 위원장은 지난달 25일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마스크 없이 수만 명이 운집하는 열병식을 개최한 데 이어 수일에 걸쳐 참석자들과 기념사진을 찍었다.

 기념사진 속 참석자들은 마스크 없이 앞뒤로 밀착했다. 바이러스 감염을 예방하기 위한 거리 두기는 이뤄지지 않았다. 야외 촬영이기는 했지만 코로나19가 퍼지고 있었다면 밀접 접촉을 통해 바이러스가 확산될 수 있는 조건이라 할 수 있다.

 북한은 지난 일주일간 봉쇄령 발동과 해제를 반복하며 코로나19 상황을 주시하다, 전파 속도가 심상치 않자 이를 대외에 공개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그동안 국제사회의 백신 지원 등도 거절해 집단 면역이 형성되어 있지 않아 앞으로 백신 지원을 받을 가능성도 점쳐진다.

 북한은 식수 인프라가 열악한 데다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국경 봉쇄로 의약품 수입량이 급감하면서 수인성 전염병에 취약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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