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공사가 올해 1분기 7조 원이 넘는 역대 최악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한국전력은 13일 지난 1분기 영업손실 7조 7869억 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한국전력이 올해 1분기 전력 판매량이 늘었는데도 연료 가격 급등에 무려 8조 원에 육박하는 적자를 냈다.

 전력 판매량이 늘었지만 연료비와 전력구입에 들어간 영업비용이 70% 가까이 치솟은 탓에 불과 1분기 만에 작년 연간 영업손실을 훌쩍 넘었다.

 ◆연료비 등 영업비용 67% 치솟아…4분기 연속 적자 '수렁'

 1분기 매출은 전력 판매량 증가 등으로 9.1% 늘어난 16조 4641억 원이다. 그러나 연료비와 전력구입비가 늘며 영업비용은 무려 67% 치솟은 9조 7524억 원에 달했다.

 이에 한전은 1분기 사상 최대 수준의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연간 영업손실(5조 8601억 원)도 역대 최대 수준이었는데, 1개 분기에 이보다 2조 원 이상 적자를 본 것이다.

 한전은 지난해 2분기부터 적자 전환해 4분기 연속 적자 수렁에 빠졌다.

 이는 전력 수요가 늘며 매출이 늘어도, 액화천연가스(LNG), 석탄 등 연료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는데도 요금에 연료비 변동분이 반영되지 않아, 원가 부담이 불어났기 때문이다. 신재생에너지 의무공급(RPS) 비율이 상향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

 한전 관계자는 "과거 사례를 봐도 국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면 한전 적자가 불가피했다."라며 "지금은 전기를 팔면 팔수록 적자가 더욱 커지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항목별로 보면 1분기 전기 판매 수익은 제조업 평균 가동률이 오르며 4.5% 증가한 15조 3784억 원이다.

 자회사 연료비는 92.8% 급증한 7조 6484억 원, 민간발전사 전력구입비는 111.7% 껑충 뛴 10조 5827억 원이다. 기타 영업비용은 발전·송배전설비 취득에 따른 감가상각비가 늘며 8.3% 증가한 6조 199억 원이었다.

 ◆사상 최악 적자에 부동산 내다 팔고 해외 사업 정리

 한전과 전력그룹사는 전 세계 연료 가격 급등으로 인한 재무 위기 상황 극복을 위해, '비상대책 위원회'를 모든 전력그룹사가 참여하는 형태로 확대 구성하고 고강도 대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보유 중인 출자 지분 중 공공성 유지를 위한 최소한의 지분을 제외하고 매각을 추진한다. 보유 부동산은 매각 가능한 모든 부동산을 매각한다는 원칙하에 '제로베이스'에서 매각 대상을 찾기로 했다.

 운영·건설 중인 모든 해외 석탄발전소의 매각 원칙 정립을 포함한 해외 사업 재편과 구조조정에도 나선다. 전력 공급과 안전 경영에 지장이 없는 범위에서 투자 시기를 조정하고 강도 높은 비용 절감도 추진한다.

 발전자회사는 연료비를 포함한 전력 생산원가 절감 노력을 강화한다. 한전 관계자는 "경영 전반의 효율 향상을 위해 혁신을 단행하고, 전기 요금 부담 완화 등으로 이어지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이 밖에 디지털화, 비대면 트렌드를 반영한 인력 재배치, 전력 데이터·플랫폼·연구개발(R&D) 등 보유 자원 개방·공유에도 나선다.

 아울러 한전은 연료비 등 원가 변동분이 전기 요금에 합리적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정부와 긴밀히 협의하겠다고 전했다.

 한전은 역대급 영업손실로 인해 비상경영 체제를 확대할 방침이다. 자구적 노력으로는 보유 중인 출자 지분 중 공공성 유지를 위한 최소한의 지분을 제외하고 매각을 추진하는 등의 대책에 나설 예정이다.

 또 발전자회사는 연료비를 포함한 전력 생산원가 절감 노력을 강화하고, 운영·건설 중인 모든 해외 석탄발전소의 매각 원칙 정립을 포함한 해외 사업 재편 및 구조조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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