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밀 수출 금지 발표에 국제 밀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세계 밀 생산량 2위 국가인 인도가 식량 안보를 이유로 밀 수출을 전격 금지했다. 전 세계 밀 수출량의 25%를 차지하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전쟁을 치르면서 세계 밀가루 가격이 급등한 가운데서다. 인도의 밀 수출 금지로 우리나라 밀가루 가격과 빵값 등이 상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15일(현지시간)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밀 선물 가격은 한때 부셸당 12.47달러로 5.9% 뛰어올라 두 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가격은 일일 최대 상승률을 반영해 부셸당 12.39달러에 장을 마쳤다.

 밀 가격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혼란으로 인해 올해 60% 이상 올랐다. 두 유럽 국가는 세계 밀 수출의 거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중국 다음으로 세계 2위의 밀 생산국인 인도는 악천후로 다른 주요 수출국들의 작물이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작년 700만 t의 풍작 덕분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세계 밀 부족분을 보충해왔다.

 그러나 3∼4월 발생한 때 이른 폭염으로 인해 생산량이 줄면서 수출을 제한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돼왔다.

 전날 인도 대외무역 총국(DGFT)은 13일 밤부터 밀 수출을 즉각 금지했다고 발표했다. 대외무역 총국은 식량안보를 확보하고, 이웃 국가와 기타 취약국의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밀 수출 정책을 '자유'에서 '금지'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밀 공급 부족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수출 금지 발표가 나와 시장에 충격을 줬다고 분석했다.

 인도의 밀 수출 금지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각국에서 나타난 식량 보호주의를 더욱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호주 은행 웨스트팩의 글로벌 시장 전략 책임자인 로버트 레니는 "특히 개발도상국들과 역사적으로 그 지역의 식품에 의존하는 국가들에 식량 부족 위험을 악화시키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윤석열 정부는 인도의 밀 수출 중단 조치 장기화될 경우 수급 불안과 가격 상승이 우려돼 상황을 예의주시한다는 입장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업계, 전문가 등과 협력해 국제 곡물 시장에 대한 점검을 지속하면서 단기 대책뿐 아니라 국내 자급률 제고, 해외 곡물 안정적 공급망 확보 등 중장기 대책도 적극 강구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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