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8조 원에 이르는 역대급 적자를 기록한 한국전력이 발전사에서 전력을 사 올 때 적용하는 전력도매가격(SMP)에 상한을 두기로 했다.

 한전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장기화 등으로 전력 구매 비용이 많이 늘어난 반면 판매 가격인 전기 요금을 제때 인상하지 못해 역대 최대 적자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한전의 전력 구매 부담이 일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산업통산 자원부는 24일 '전력 시장 긴급 정산 상한 가격' 제도의 신설을 담은 '전력 거래가격 상한에 관한 고시' 등의 일부 개정안을 다음 달 13일까지 행정예고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발전사업자들은 가장 비싼 발전기의 비용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전력 시장가격(SMP)으로 정산을 받아왔다. 이에 따라 발전단가가 가장 높은 액화천연가스(LNG)에 SMP가 맞춰졌다.

 이런 가운데 최근 국제 LNG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지난달 SMP는 1킬로 와트시(㎾ h) 당 202.11원으로 전력 도매 시장 개설 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기로 했다.

 이달 들어서 한국가스공사가 LNG 공급 단가를 대폭 인하하면서 SMP도 다시 1㎾ h 당 140원대로 낮아졌지만, 전년 동기인 5월(79.1원)과 비교하면 여전히 2배 정도 높은 수준이다.

 이번에 도입하는 상한 가격 제도는 연료비 급등 등으로 전력 시장가격이 비정상적으로 높은 수준까지 상승할 경우 한시적으로 평시 수준의 정산가격을 적용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에 따라 직전 3개월 동안의 SMP 평균이 과거 10년 동안의 월별 SMP 평균값의 상위 10%에 해당될 경우 1개월 동안 상한 가격 제도가 적용된다. 이때 상한 가격은 10년 가중평균 SMP의 1.25배 수준으로 정해진다.

 아울러 상한 가격 도입으로 인한 발전 사업자의 과도한 부담을 고려해 연료비가 상한 가격 보다 더 높은 발전 사업자는 실제 연료비를 보상해 주고, 그 외 용량요금과 기타 정산금은 제한 없이 지급하기로 했다.

 산업부는 행정예고 기간 동안 제시되는 전기 소비자 및 관련 사업자 등의 의견을 수렴해 국내 전력 시장에서 소비자가 적절히 보호받을 수 있는 제도를 도입할 계획이다.

 역대급 물가 상승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당분간 전기 요금을 크게 올리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새 정부로서도 정권 초 전기 요금을 올리는 것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산업부는 이번 조치에 대해 "향후 국제 연료 가격 급등 등으로 국내 SMP가 상승하 고 전기 소비자들이 부담해야 할 금액이 급증하는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코리아이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