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와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에 여성을 우선 발탁할 방침이다.

 윤 대통령은 새 정부 내각에 여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일부 공감하고, 여성이라는 이유로 근무 평정 등에 불이익을 받아온 사례가 있을 수 있다고 보고 이 같은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18개 부처 중 16개 부처 장관이 임명됐으며, 그중 여성은 김현숙 여성가족부·이영 중소벤처기업부·한화진 환경부 장관 등 3명(19%)에 그친다.

 한미 정상회담 공동 기자회견에서 미국 측 기자로부터 내각에 여성이 적다고 지적받기도 했던 윤 대통령은 "여성에게 과감한 기회"를 부여하겠다며 전향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관건은 '검증'을 통과할 수 있는 후보자를 찾을 수 있느냐가 될 거라는 관측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24일 덕담으로 채워졌던 국회의장단 초청 만찬에서 김상희 국회부의장으로부터 젠더 갈등을 초래한 부분에 대해 유감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그러자 윤 대통령은 "공직 인사에서 여성에게 과감한 기회를 부여하도록 노력하겠다. 정치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돼 시야가 좁아 그랬던 거 같은데 이제 더 크게 보도록 하겠다."라며 전향적 자세를 보였다. 자리의 성격상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유지하기 위해서였다고 볼 수도 있지만, 윤 대통령은 이러한 입장에 관한 일화도 곁들였다. 최근 공직 후보자 중에 여성이 있었는데 다른 남성 후보자들에 비해 낮은 평가를 받자 한 참모가 '여성이었기 때문에 제대로 평가를 받지 못한 게 누적돼 그럴 것'이라고한 말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는 것이었다.

 윤석열 정부 초대 내각은 남성으로 채워졌다.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는 뽑지 않겠다는, 능력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보겠다는 기조로 인선을 진행하면서 이른바 '서오남'(서울대·50대·남성) 내각으로 귀결된 것이다. 임명된 16개 부처 장관 중 여성은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 1명이다.

 윤 대통령이 "공직에서 여성에게 과감한 기회를 부여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밝힌 만큼 후속 인선에 이러한 기조가 반영될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교육부 장관 후보자와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하마평에 대부분 남성 인사들의 이름이 오르고 있으나 이 분위기가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교육부 장관 후보군에는 정철영 서울대 교수, 최진석 서강대 명예교수 등이 거론된다. 복지부 장관 후보군에는 윤도 흠 차의과대 의무부총장, 인요한 전 한국 국제 보건 의료재단 총재 등이 거론된다.

 관건은 검증을 통과할 수 있는 인사를 찾을 수 있느냐다.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자녀들의 '아빠 찬스' 의혹 등으로 검증을 통과하지 못해 정권 초기 국정 운영의 걸림돌이 됐던 만큼 후속 인선에서는 검증을 통과할 수 있을 것이냐에 초점이 맞춰질 수밖에 없다. 여권 내 일각에서는 사회 구조적으로 고위직에 발탁할 여성 후보군이 많지 않은 데다가 인사청문회를 꺼리는 분위기도 있어 실제 장관 후보자로 발탁하기가 쉽지 않다는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그럼에도 대통령이 '과감한 기회 부여'라는 방향성을 공개적으로 제시한 만큼 여기에 맞춰 움직일 거라는 전망이다. 대통령실 한 고위 관계자는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여성 장관 후보자가 있을지 찾아봐야겠지만, 검증 과정까지 고려했을 때 조건이 충족되는 후보자가 있다면 당장 이번 인선부터 적극 반영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로 인해 남은 후속 인선에 다소 시간이 걸릴 가능성도 있다는 전언이다.

 다만,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의 후퇴까지 고려하는 기류는 아니다.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애초 여가부 폐지로 여성정책을 관두겠다는 뜻이 아니었다."라며 "여성 발탁 노력과 여가부 폐지 공약 폐기는 직접 연결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한편, 대통령실은 정호영 전 후보자 낙마 직후 새로운 복지부 장관 후보자를 검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덕수 국무총리 건의대로 의료산업 규제 개혁을 위해 대형병원을 경험한 의료인 출신을 물색하고 있다고 한다.

 한 관계자는 통화에서 "연금 개혁도 반드시 해결해야 할 난제지만, 이번에는 보건 분야에 탁월한 전문성을 가진 여성 위주로 후보군을 좁혀가고 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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