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4일 해양경찰청 지휘부의 일괄 사의를 반려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서해 피격 공무원 수사와 관련해 유가족과 국민께 오해를 드린 데 대해 해경 지휘부가 책임을 통감하고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 순수한 뜻을 존중한다.”면서도 “현재 감사원 감사 등 진상 규명 작업이 진행 중인 만큼 일괄 사의는 반려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앞서 대통령실 관계자는 취재진과 만나 감사원 등이 관련 사안의 조사를 시작한 단계에서 사의를 받아들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지휘관들과도 상의 없이 나온 말이라고 들었다."라며 "정봉훈 해양경찰청장이 '책임을 통감한다'면서 사의를 표명한 뒤 다른 지휘관들도 공동 책임을 말한 상황으로 (대통령실은) 파악하고 있다."고도 밝혔다.

 이날 오전 정 청장을 포함한 치안감 이상 해경 간부 9명은 북한 피살 공무원 사건 수사와 관련해 책임을 지고 일괄 사의를 표명했다.

 정 청장은 지난 22일 피살 공무원 사건 내용이 뒤집힌 데에 "해경의 수사 발표로 혼선을 일으키고 실망을 드린 데 대해 청장으로서 깊은 책임을 통감한다."라며 대국민 사과를 했다.

 이날 사의를 표명한 간부는 정봉훈 본 청장(치안총감)을 비롯해 서승진 본청 차장(치안정감), 김병로 중부청장(치안정감), 김용진 본청 기획조정관(치안감), 이명준 본청 경비국장(치안감), 김성종 수사국장(치안감), 김종욱 서해청장(치안감), 윤성현 남해청장(치안감), 강성기 동해청장(치안감) 등 9명이다.

 정 청장은 지난해 12월 6일 청장에 취임했다. 임기를 6개월밖에 채우지 못한 상태다. 청장 임기는 법으로 2년이 보장돼 있다.

 해경은 해양수산부 소속 이대준 씨(사망 당시 47세)가 2020년 9월 북한군 피격으로 사망한 사건에 대해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고인이 자진 월북을 하려다 일어난 일로 판단된다."라고 했다. 하지만 사건 발생 1년 9개월 만인 지난 16일 “고인의 자진 월북을 입증할 수 없다."라고 번복했다. 감사원은 이튿날인 17일 해당 사건과 관련한 감사에 착수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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