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 위원장이 지난 21∼23일 사흘 동안 당 중앙 군사 위원회 확대회의를 주재해 중요 군사정책을 논의하면서 대형 한반도 지도를 걸쳐놓고 간부들과 논의하는 모습을 담은 사진이 지난 24일 공개됐다.

 전날 조선 중앙 통신이 공개한 동해안 일대 지도처럼 이날 사진도 모자이크 처리가 됐지만 서해와 남해 일대 해안선 모습을 충분히 알아볼 수 있다.

 북한이 지난주 노동당 중앙 군사 위원회 회의에서 한국 동해안 지도를 공개한 것은 동부 지역을 수도권보다 먼저 공격하겠다는 위협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27일 분석 자료에서 "북한은 6월 23일 자 노동 신문을 통해 한국의 포항 지역을 포함해 동부 지역을 대상으로 하는 작전 계획 지도를 흐릿하게 공개했는데 그 의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정 센터장은 "북한이 한국의 동부 지역만을 대상으로 작전 계획을 수정했을 리는 만무하고 수도권과 평택 주한미군 기지 등을 포함하는 서부 지역에 대한 작전 계획도 수정했겠지만 유사시 북한이 한국의 동부 지역에 먼저 전술 핵무기 등을 사용하는 시나리오를 작성했을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그는 "만약 북한이 처음부터 한국의 서해안 지역에 핵무기를 사용한다면 중국도 일정하게 피해를 입을 수 있어서 중국이 반발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짚었다.

 이어 "북한이 한국의 동해안 지역에 핵무기를 사용하면 한미가 북한의 동해안 지역 도발 원점을 타격한다고 하더라도 평양의 북한 지도부는 타격을 입지 않으면서 한국에는 상당히 큰 민심의 동요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 센터장은 "북한은 미국이 2차 대전에서 일본을 항복시킨 방법을 고려하고 있을 수도 있다."라며 "미국은 일본을 항복시키기 위해 처음부터 도쿄를 핵폭탄으로 공격하지 않았고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만 원폭을 투하했지만 핵무기의 위력에 놀란 일본은 마침내 항복을 선언했다."라며 "이처럼 북한은 서울에서 멀리 떨어진 지방 도시들을 먼저 핵무기로 공격함으로써 한국 정부의 항복을 받아내려 할 수 있다."라고 내다봤다.

 그는 "북한이 처음부터 핵무기로 서울을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지방 도시들을 먼저 공격하면서 미국의 핵무기 사용에 북한도 핵무기로 대응하겠다고 위협하면 한미 동맹이 심각한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이 한국의 동해안 도시들을 전술 핵으로 공격하면서 미군이 북한을 공격하면 북한도 핵무기로 미국의 서부 지역 도시를 공격하겠다고 위협하면 과연 미군이 북한을 공격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우리 군은 이번 회의의 구체적인 내용과 배경 등을 종합 분석하며 이미 북한군의 위협 증가에 따라 작전 계획을 발전시키고 있다는 입장도 밝혔다. 북한은 최근 무력시위는 줄이는 모양새지만, 군사적 긴장을 계속 끌어올리는 데 이를 단지 쫓아가는 식으로는 근본 해결이 되지 않는다는 전문가들이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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