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공사(한전)가 올해 상반기에 무려 14조 원이 넘는 역대 최대 규모의 영업손실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연료비 급등으로 전력 구입비 등은 가파르게 증가한 반면 전기판매 수익은 정체 현상을 보인 데 따른 결과다.

 이미 고강도 자구노력을 진행 중인 한전은 상반기 참담한 실적에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에 봉착했다.”라고 자체 진단을 내렸다.

 한전은 2022년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액 31조9921억원, 영업비용 46조2954억원으로 총 14조303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12일 밝혔다.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제조업 평균가동률이 상승해 전력 판매량이 4% 늘고, 요금 조정으로 판매 단가가 상승하며 11.5%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영업비용이 연료비가 폭등하며 17조4233억원으로 급증했다. 이에 영업손실은 작년 상반기 1873억원에서 7536.6% 증가한 14조3033억원을 기록했다.

 구체적으로 영업비용 중 발전 자회사가 구입한 연료비는 1년 전보다 86.3%(6조8239억원) 오른 14조7283억원이었다. 발전사로부터 전력을 구입하는 전력구입비는 104.1%(9조6875억원)오른 18조9969억원이었다.

 이같은 연료비와 전력구입비 증가는 액화천연가스(LNG), 유연탄 등의 국제 에너지 가격 급등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 LNG 가격은 톤(t)당 134만41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2.7%, 유연탄은 t당 318.8달러로 221.7% 올랐다. 이에 따라 같은 기간 SMP는 78.0원에서 169.3원으로 117.1% 올랐다.

 국제 연료비 상승은 한전이 발전사로부터 전력을 사들이는 기준인 전력도매가격(SMP·계통한계가격)도 밀어올렸다. 한전 관계자는 "현재의 연료가 상승은 국가 무역수지에 영향을 줄 정도로 매우 이례적인 수준의 급등"이라고 평가했다.

 2분기 실적만 보면 한전은 2분기 6조516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5분기 연속 적자 수렁에 빠졌다.

 한전은 사상 최대 영업손실과 이에 따른 재무구조 악화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5월부터 전력그룹사 사장단으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를 중심으로 6조원 규모의 자구책을 마련해 추진 중이다.

 한전은 자산 매각과 투자비 및 비용 절감으로 상반기에만 1조7566억원 규모의 재무개선을 했으며, 하반기에도 한전기술 보유지분과 필리핀 세부발전소 지분 등을 매각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현재 한전은 전력그룹사 사장단으로 구성된 ‘비상대책 위원회’를 중심으로 부동산, 출자지분, 해외사업 등 비핵심자산 매각을 추진 중이다. 투자사업 시기 조정과 비용 절감 등 총 6조 원 규모의 자구노력도 진행하고 있다.

 한전은 “정부의 ‘공공기관 혁신 가이드라인’에 따라 회사 전반의 경영 효율화를 지속 추진하겠다.”라며 “정부의 에너지 정책 방향과 연계해 원가주의 원칙에 입각한 전기요금 정상화 및 관련 제도 개선을 위해 정부와 긴밀히 협의해 나가겠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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