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몸통에 화살이 관통돼 발견된 개가 구조 전 최소 6시간 동안 화살을 맞은 채 산간 지역을 돌아다녔던 것으로 확인됐다. 다행히 개는 건강을 회복하고 새 가족을 찾았다.
16일 제주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오전 8시29분께 제주시 한경면 청수리마을회관 인근 도로변에서 몸통에 화살이 박힌 개가 돌아다니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해당 개는 발견 당시 몸에 약 70cm 화살이 박힌 채 괴로운 듯 움직이지 않고 숨을 헐떡이고 있었으며, 제주시 유기동물구조단 등에 의해 구조돼 인근 동물병원으로 옮겨졌다. 병원 진료 결과 화살은 개의 4번째 허리뼈를 관통한 상태였다.
개의 옆구리를 관통한 70㎝ 길이 화살은 카본 재질로, 인터넷 등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일반 양궁용 화살이다. 따라서 활과 화살만으로는 소지자를 역추적할 수 없는 상황이다.
개가 화살을 맞은 채 돌아다닌 지역은 곶자왈 중산간 지대로 가로등 수가 적어 밤 시간대 유독 어둡고, 인적도 드물뿐더러 CCTV도 적기 때문이다. 또한 화살을 쏜 용의자도 아직 특정되지 않았다.
아직 직접적인 목격자는 나타나지 않았고, 피해견 몸 속에 동물 등록 칩도 내장돼 있지 않아 개 주인을 특정할 수 없어 유기 경위에 대해 정확한 파악이 어려운 상황이다.
경찰은 수사 및 형사 인력과 함께 자치경찰단에도 협조를 구해 용의자 추적에 나서고 있다. 현재까지 동원된 수사 인력만 250명이 넘은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제주도 내 온라인커뮤니티를 비롯해, 한경면 곳곳에 현수막을 걸어 주민 제보를 받고 있다. 도내 동물권 단체에도 자문을 구하는 등 다양한 수사를 전개하고 있다.
제주서부경찰서 관계자는 "가용 가능한 인력을 총동원해 용의자 추적에 나서고 있다."라며 "해당 피해견과 관련해 주민의 제보도 절실한 상황이어서 사소한 내용이라도 적극적으로 제보해주시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한편 피해견은 말라뮤트 계열의 믹스견으로 갈색 눈동자를 띠고 있다. 현재 치료를 마치고 보호센터에 있다가 입양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