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히어로즈의 간판 타자 이정후(24)가 타격 5관왕과 최우수선수(MVP)에 성큼 다가섰다.

 올 시즌 타격 각 부문에서 선두 다툼을 벌이던 이정후는 지난 29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의 경기에서 맹타를 휘두르며 타격 5개 부문 1위 자리를 공고히했다.

 전날 키움과 SSG의 경기에서 양 팀이 31안타를 주고받는 난타전을 벌인 가운데서도 이정후는 빛이 났다. 홈런 한 방을 포함, 5타수 4안타 5타점 2득점으로 불꽃타를 선보였다.

 3번 타자 겸 중견수로 나선 이정후는 1회초 중전 안타로 예열한 뒤 팀이 0-3으로 끌려가던 3회초 2사 1, 2루에서 SSG 좌완 에이스 김광현을 상대로 동점 3점포를 쏘아올렸다.

 이정후는 키움이 8-9로 뒤진 7회초 2사 만루에서는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2타점 역전 적시타를 날렸고, 9회초에는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내야안타를 뽑아냈다.

 시즌 타율은 0.351까지 끌어올려 2위 박건우(0.342, NC), 3위 피렐라(0.341, 삼성)와의 차이를 각각 9리와 1푼까지 벌려놨다.

 이정후는 최다 안타 부문에서도 1위였는데, 역시 경쟁자들을 조금 더 큰 격차로 따돌렸다. 이정후는 시즌 안타 수를 189개로 늘리면서 29일 경기서 1안타를 친 피렐라(181개)에 8개 차로 앞섰다.

 또한 이정후는 시즌 타점도 113타점을 기록, 공동 2위 그룹 피렐라-김현수(104타점)와의 9타점 차 1위로 앞서게 됐다. 근소한 차이였던 출루율(0.422)도 2위 피렐라(0.412)와 격차가 1푼, 3위 박건우(0.410)와 격차가 1푼2리로 더 커졌다. 특히 이정후는 0.581의 장타율을 기록, 2위 피렐라(0.559)와의 차이를 2푼2리 까지 벌리며 사실상 장타율왕을 예약했다.

 신인 시절부터 리그 최정상급 콘택트 능력을 자랑한 이정후는 올해 장타력까지 겸비하면서 완성형 타자로 거듭났고, 타격 각 부문 순위표 상위권에 자신의 이름을 올렸다.

 이정후가 이대로 5관왕에 오르면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 등극도 유력해질 전망이다.

 마치 아버지가 갔던 길과 같다. 이저후의 아버지인 이종범 현 LG 트윈스 2군 감독은 1994년 타격 5관왕에 올랐다.

 이종범 감독은 프로 데뷔 2년차이던 1994년 타율(0.393), 안타(196개), 득점(113점), 도루(84개), 출루율(0.452)에서 1위를 차지했고, 그해 정규시즌 MVP 등극의 영예를 누렸다.

 29일 경기 종료 후 만난 이정후는 ‘MVP를 의식하고 있냐’는 취재진 질문에 “아뇨. 딱히. 의식하진 않는다. 지금처럼 하다 보면 (자연스레) 알아서 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의식 하지 않고 있다.”라면서 대범함 속 자신감을 전하며 “그냥 하던대로 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하는데, 지금 3위 싸움이 너무 치열해서 이게 좀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라며 키움이 빨리 3위를 확정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정후가 MVP에 등극하면 KBO리그 사상 최초로 '부자 MVP'가 탄생한다. 이종범-이정후 부자가 지난해 사상 최초 '부자 타격왕'이 된 데 이어 2년 연속 '집안 경사'를 누릴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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