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검찰 출석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지만 조사 일정을 둘러싼 입장 차이는 여전하다. 일주일 넘게 지속된 양측의 기싸움이 조사 당일까지 이어질 수 있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 특혜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수사팀 관계자는 전날 "구체적 조사일정과 횟수는 협의 중"이란 입장을 밝혔다. 지난주 검찰이 '2회 수사'가 필요하다고 밝힌 지 일주일 이상 지났지만 여전히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이다.

 서울중앙지검은 지난 16일 이 대표에게 대장동 의혹 조사를 위해 27일과 30일 2회에 걸쳐 출석하라고 통보했다.

 이에 이 대표는 "주중에는 일을 해야 하니까 28일(토요일) 오전 10시30분에 출석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은 다음날 "이 대표가 언론을 통해 일방적으로 28일 오전 10시30분 출석 의사를 표현했으나, 수사팀과 전혀 협의된 바 없다. 또 오전 조사는 통상 9시30분부터 진행한다"며 "일반적으로 피의자와 출석 일자를 조율하진 않는다"고 불쾌감을 내비쳤다.

 그러면서 조사 범위와 내용이 상당해 피조사자의 방어권을 보장하기 위해 2회 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 차례 더 조사가 필요하다며 이 대표를 압박한 것이다.

 소환조사 이틀 전인 전날까지도 수사 일정이 협의되지 않자, 이 대표 측이 자발적으로 '밤샘 조사'를 제안할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왔다. 일종의 '절충안' 성격이다.

 검찰 관계자는 이 대표 측이 밤샘 조사를 제안하면 수용할 의사가 있냐는 질문에 "충분한 조사가 이뤄지는 방향으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답해 여지를 남겼다.

 검찰은 2019년 피의자 인권 보장을 위해 밤샘 조사를 원칙적으로 폐기했다. 원래 피의자가 동의하거나 공소시효 임박 등 특정 사유가 인정되면 자정 이후 조사가 가능했으나, 오후 9시 이후 심야조사를 전면 금지하도록 개선한 것이다. 다만 조서 열람은 조사시간에서 제외된다.

 이 대표 측이 대장동 개발 의혹과의 연관성을 전면 부인하고 있는 만큼 2회 소환조사에 응할 가능성은 낮게 점쳐진다. 이날 중으로 출석 일정이 확정되지 않으면 이 대표는 당초 통보한 대로 오는 28일 오전 10시30분에 서울중앙지검에 출두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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