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모기·벌·진드기…추석 전 '벌레와의 전쟁'의 예방과 대처
모기, 벌, 진드기 등 각종 벌레들이 기승하기 좋은 요즘 추석 연휴(18~22일)를 앞두고 무방비 상태로 벌초, 성묘 등에 나서면 각종 벌레에 물리기 쉬워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벌초를 가면 올해 장마가 유독 짧았던 탓에 활동이 늘어난 벌들을 주의해야 한다. 흔히 발견할 수 있는 벌은 장수말벌과 땅벌이다. 장수말벌은 3~4cm 크기에 독성이 강하다. 땅벌은 1~2cm 정도 크기이지만 둥지를 건드리면 무리지어 공격해 역시 유의해야 한다. 벌에 쏘이지 않으려면 밝은색 계열의 긴 소매 옷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 벌을 자극할 수 있는 향수나 화장품 등을 사용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벌에 쏘였을 경우에는 신용카드로 밀어서 침이 빠지게 해야 한다. 핀셋으로 빼면 침이 안으로 밀려들어가고 독이 더 퍼지기 쉬워 피해야 한다.
최승필 가톨릭대학교 은평성모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벌에 쏘인 자리가 붓고 가려울 땐 얼음주머니나 찬물로 찜질을 해주면 도움이 된다"면서 "하지만 두통, 어지럼증, 구토,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있거나 하루가 지나도 간지러움과 붓기가 계속되면 빨리 병원으로 이송돼야 한다"고 말했다.
장마가 끝난 시점부터 가을까지 왕성하게 활동하는 야생 진드기도 경계 대상이다. 진드기에 물리면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에 감염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SFTS에 감염되면 6~14일의 잠복기를 거쳐 38~40도에 이르는 고열과 구토, 설사 등이 동반될 수 있다. 진드기는 발견 즉시 병원으로 가서 제거하는 것이 좋다. 무리하게 손으로 잡아당기면 진드기의 일부가 피부에 남을 수 있어서다. 병원에 당장 가기 힘들다면 핀셋 등을 이용해 진드기를 제거하고 꼼꼼히 소독한 후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진드기에 물리지 않으려면 야외 활동을 할 때 긴 팔과 긴 바지를 입어 피부 노출을 최대한 피하는 것이 좋다. 또 진드기가 많이 서식하는 풀밭 대신 돗자리 위에 눕고, 외출 후 돌아온 후에는 입었던 옷을 털어낸 후 세탁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아침 저녁으로 선선한 초가을 날씨가 이어지면서 '가을 모기'도 경계해야 한다. 모기는 주로 27도 정도에서 활발히 활동한다. 폭염이 지난 후부터 각별히 주의해야 하는 이유다. 모기에 물리면 가려울 뿐 아니라 일본뇌염, 말라리아 등 각종 감염병에 걸릴 수 있다. 특히 가을 모기는 산란을 위해 더 왕성하게 움직이며 피를 빨아먹고 여러 병균과 바이러스도 옮긴다. 일본뇌염을 유발하는 작은빨간집모기는 서늘한 날씨에 번식이 가장 활발하다.
가을 모기를 피하려면 모기가 주로 활동하는 밤 10시부터 새벽 4시에 야외활동을 자제하고 긴 옷을 착용해 살갗이 최대한 드러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모기 기피제나 살충제를 모기가 들어올 수 있는 창문이나 문 주위에 뿌리는 것도 도움이 된다.
모기에 물렸을 경우 가렵다고 긁으면 2차 감염이 일어나 상처가 덧날 수 있어 약을 바르는 것이 효과적이다. 처방전 없이 살 수 있는 일반의약품 가운데 '디펜히드라민', '디부카인염산염', '멘톨', '캄파' 등의 성분이 들어간 복합제나 '히드로코르티손', '프레드니솔론아세테이트' 성분이 사용된 단일제를 사용할 수 있다. 처방전이 필요한 전문의약품 중에는 '프레드니솔론아세테이트' 성분이 1g당 3mg 이상 포함된 약을 사면 된다. 다만 캄파 성분은 30개월 미만 영유아에게는 사용해선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