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선수 조재성(OK금융그룹, 27)이 브로커를 통해 병역 면탈을 시도한 사실을 시인하고 사과했다. 가짜 뇌전증을 꾸며 4급 사회복무요원 판정을 받은 조재성은 가족의 빚을 갚기 위해 입대를 연기하려다 돌이킬 수 없는 범죄에 가담하게 됐다며 벌을 받고 평생 반성하겠다고 밝혔다.

 조재성은 28일 밤 자신의 SNS에 "용서받지 못할 너무나 큰 죄를 저지르고 말았다. 저는 병역비리 가담자"로 시작되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당초 병역 신체검사에서 현역 판정이 나온 조재성은 브로커를 통해 뇌전증(간질) 진단을 받은 뒤 재검을 거쳐 지난 2월 사회복무요원인 4급 보충역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집안 형편이 좋지 않아 입대를 연기해왔다는 조재성은 "포털사이트에 입영 연기에 대해서 검색을 하게 됐다. 그 과정에서 포털사이트가 인증하는 전문가를 알게 됐다"며 "그렇게 병역비리라는 돌이킬 수 없는 범죄에 가담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몇 년 전 가족이 큰 사기를 당해 모아둔 돈 전부를 잃고 대출까지 받게 됐다. 제가 입대하게 되면 빚이 더 불어날 상황이었다. 1년 만이라도 연기해서 빚을 조금이라도 더 갚고 입대하고자하는 마음 뿐이었다"고 주장하며 "그런 못난 마음으로 큰 잘못을 저질렀다"고 후회했다.

 조재성은 지난 25일 본인이 병역비리에 연루돼 수사기관에서 조사 받을 예정이라는 사실을 구단에 알렸다.

 조재성은 "제가 저지른 어리석고 엄청난 일은 아무리 후회하고 참회해도 용서받기 어렵다는 것을 잘 안다. 그 어떤 말도 변명에 불과하다는 것 잘 안다. 오로지 배구밖에 모르고 살다보니 세상 물정에 무지했다. 판단력이 흐려져 나쁜 손을 뿌리치지 못했다"고 적었다.

 이어 "정말 죄송하다. 잘못했다. 병역 의무를 다하고 있는 분들, 국가를 위해 희생해 오신 많은 분들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 배구팬, 소속 구단과 선수단에도 큰 잘못을 저질렀다"고 사과했다.

 조재성은 "앞으로 성실하게 검찰 조사를 받고 벌을 받겠다. 평생 반성하며 살겠다"고 했다.

 검찰은 지난 21일 병역 브로커 40대 구모 씨를 구속 기소한데 이어 또 다른 브로커 김모씨를 병역법 위반 혐의로 수사 중이다. 두 사람은 의뢰인들에게 뇌전증을 허위 진단받도록 해 병역을 면제받거나 감경받게끔 도운 혐의를 받는다. 병역 면탈 의심자 중에는 조재성 외에 프로축구 선수들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프로 스포츠계가 촉각을 곤두세운 채 자체 조사에 들어갔다.

 조재성은 다음 달 5일 서울남부지검에 출석해 조사를 받는다. 앞서 지난 25일 구단에 병역 비리를 자진 신고했고, 구단은 즉시 조재성을 모든 훈련과 경기에서 배제했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수사 결과에 따라 상벌위를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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