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롯데가 한국미니스톱 인수에 성공했다. 이번 인수로 우리나라 편의점 시장은 CU와 GS25, 세븐일레븐 등 '3강 체제'로 개편됐다.

 롯데지주는 21일 한국미니스톱 지분 100%를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인수 가격은 3133억6700만원이다. 2018년 롯데가 미니스톱 인수전에 참여했을 때 제시한 4000억원보다는 낮지만 시장에서 예상했던 매각가 2000억원대보다는 높은 수준이다. 취득 예정일은 오는 28일이다.

 미니스톱 인수전에는 신세계 그룹 이마트24와 앵커프라이빗에쿼티(PE)-넵스톤홀딩스 컨소시엄이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는 예비입찰에 참여하지 않았지만, 바로 본입찰에 바로 참여해 인수를 확정 지었다. 지난 2019년 미니스톱 일본 본사가 매각 결정을 철회하면서 인수가 백지화된 후 4년 만에 다시 미니스톱을 품게 됐다.

 롯데는 퀵커머스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유통시장에서 미니스톱의 2600여개 점포와 12개의 물류센터를 확보하며 단기간 내 고객과의 접점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미니스톱 점포 수는 지난 2020년 말 기준 2603개로 업계 5위다. 세븐일레븐이 미니스톱을 품을 경우 점포수 1만3000여개로 업계 3위를 굳히게 된다. 1·2위인 CU(1만4923개)와 GS25(1만4688개)간 격차는 4000곳에서 2000곳으로 줄어든다. 반면 점포수가 5169개인 이마트24와는 격차가 벌어진다.

 미니스톱은 국내 편의점 최초로 즉석식품 판매를 시작하고, 배달과 테이크아웃 중심의 패스트푸드 전문 브랜드를 론칭하는 등 편의점 업계의 식문화를 선도해 왔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하지만 퀵커머스 도입, 협업 상품 출시와 같은 편의점 업계의 트렌드 변화에 뒤쳐지면서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미니스톱의 지난해 회계연도(2020년 3월~2021년 2월) 매출은 1조795억원으로 전년 대비 4.2% 하락했고, 143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롯데는 미니스톱이 시장 초기에 선점한 우수 입지와 경쟁사 대비 넓은 면적도 강점으로 꼽고 있다. 이를 통해 전기 오토바이 충전, 금융, 가전케어, 세탁 서비스 등 고객 편의 향상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하겠다는 방침이다.

 롯데 관계자는 "고객들에게 다양한 생활 밀착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자리잡은 편의점을 온·오프라인 융합 전략에 적극 활용해 온라인 사업 역량 강화에도 힘을 실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롯데가 1000억원 가량 높은 가격에 미니스톱을 품으면서 '승자의 저주'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미니스톱이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에서 동시에 수익성 개선도 절실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롯데는 과거 편의점 '로손'과 '바이더웨이'를 인수한 후 성장의 발판을 마련한 경험을 토대로 미니스톱과 합병 시너지 마련에 힘을 쏟는다는 방침이다.

 이번 인수를 성사시키지 못한 이마트24는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업계 4위인 이마트24(매장 수 5169개, 2020년 기준)는 애초 한국미니스톱 인수를 계기로 세븐일레븐을 추격할 발판을 마련하려고 했다. 하지만 인수 불발로 세븐일레븐과 이마트24간의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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