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정신 계승 다짐·진상 규명 염원 한목소리
올해 참배객, 지난해 5월 대비 2배 가량 급증

 5·18민주화운동 42주기를 닷새앞둔 13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에 참배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2022.05.13.
 5·18민주화운동 42주기를 닷새앞둔 13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에 참배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2022.05.13.

 5·18민주화운동 42주년 기념식을 엿새 앞둔 13일 추모 분위기가 점차 달아오르고 있다.

이날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에는 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산화한 오월 영령을 추념하려는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초·중·고교생, 다른 지역 시·도민, 공무원 등 다양한 참배객들이 민주묘지를 찾아 참배 물결을 이뤘다.

참배객들은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국화 한 송이를 든 채 '님을 위한 행진곡' 반주에 맞춰 추모탑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특히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화 해제 등 방역 수칙이 완화되면서, 학교 단위 체험 학습을 나온 앳된 참배객들이 눈에 띄었다. 학생들은 열사의 삶과 항쟁 당시 상황에 대한 교사의 설명에 귀를 기울였다. 이후 묘비에 적힌 글을 저마다 읽으며 열사의 뜻을 기리고 묵념 했다.

한 초등학생은 1980년 당시 진월동 저수지 근처에서 물놀이를 하다 계엄군의 집중사격을 받고 14살 나이에 숨진 박광범군의 사연을 듣고 "나랑 비슷한 나이인데, 일찍 돌아가셨다"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학생들은 참배 안내책자에 5·18 정신 계승을 다짐하는 글귀를 적기도 했다.

항쟁정신을 계승하겠다는 의미를 담아 이날 학교에서 민주묘지까지 약 18㎞를 도보 행진한 고등학생들도 있었다.

'앞서서 나가니 산 자여 따르라'라는 대형 현수막을 든 학생들은 박관현·윤상원·김경철 열사 묘지 등을 차례로 둘러본 뒤 '님을 위한 행진곡'을 불렀다.

한빛고 3학년 정모(19)군은 "민주 열사들의 투쟁과 헌신으로 인해 오늘날 민주주의를 누릴 수 있는 것 같다. 감사한 마음이다"며 "열사들의 민주주의 정신을 잇겠다"고 말했다.  

운암중 1학년 조모(14)군은 "그동안 교과서로만 배웠던 5·18민주화운동으로 숨진 열사들의 희생을 하나하나 알게 되니 가슴아팠다"고 밝혔다.

다른 지역에서 먼 길을 찾아온 참배객들도 눈길을 끌었다.
 
전북 익산지역 초등학생들은 역사기행의 일환으로 한 달 동안 5·18과 민주주의의 의미를 공부한 뒤 민주묘지를 찾았다.

부산시민 박모(62)씨는 "42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북한군 개입, 폭도 등 5·18 폄훼가 계속되고 있다. 후대에 올바른 민주 정신이 이어지려면 5·18 발포 명령자 등 진실규명이 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참배 소감을 밝혔다.

민주의 문 방명록에도 '잊지 않고 영원히 간직하겠습니다', '오월 영령들이여 편히 잠드소서', '광주 민주주의 정신, 영원히 빛나길' 등 추모 글들이 적혀 있었다.

참배객도 코로나19 확산세가 거셌던 지난해보다 크게 늘었다.

이달 1일부터 12일까지 5·18민주묘지 참배객은 1만 7355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9952명이 다녀간 것과 비교해 참배객이 2배 가량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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