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위기대응 태스크포스(TF)가 출범했다. 혼인 건수와 출생아 수가 매년 역대 최저치로 추락하는 상황을 경제·사회적 위기로 인식해서다. 경제활동인구 확충, 축소 사회 대비, 고령사회 대비, 저출산 대응 4대 분야를 중심으로 방안을 찾기로 했다.

 정부는 인구 위기대응 방안과 부문별 대책을 7월 이후 순차적으로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은 24일 정부 서울 청사에서 '인구 위기대응 TF' 1차 회의를 주재했다. 이 자리에는 교육부·과기부·법무부·국방부·행안부·문체부·산업부 등 18개 관계 부처 1급과 이철희 서울대 교수 등이 참석했다.

 정부는 기존의 인구정책 TF가 운영됐음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등 영향으로 출생아 수, 혼인건수가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고 자연 감소가 매년 급증하는 등 인구 위험이 심각해지자 이에 적극 대응하고자 인구 위기대응 TF를 출범했다.

통계청의 '인구동향'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출생아 수는 6만 8177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1993명) 줄었다. 1981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1분기 최소 기록이다. 지난 4월까지 출생아 수는 전년 동월 대비 77개월째 감소세다.

 사망자 수는 늘며 올해 1분기 인구 자연증가분(출생아 수-사망자 수)은 -3만 5186명이다. 올해 1분기 혼인 건수는 4만 5377건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5.5%(2637건) 감소했다.

 이날 방 차관은 "우리나라 인구구조는 코로나19 영향 등으로 더욱 악화되는 추세"라며 "총인구가 2020년(5184만 명)을 정점으로 지속적으로 감소해 2070년(3766만 명)에는 1970년대 수준으로 되돌아갈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말했다.

 그는 "합계출산율은 매년 역대 최저치를 경신하고 2024년 0.70명까지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이와 같은 급속한 인구구조 변화는 우리 경제사회 전반에 걸쳐 다양하고 광범위한 위험요인으로 나타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생산연령인구 감소로 우리 경제 성장 제약이 우려되고 축소 사회가 본격 도래하면서 지역 소멸 위험도 확산되며 인구가 증가하던 시기에 설계된 교육, 병력 시스템도 개편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고령화가 진행되며 연금제도, 사회보험, 복지 재정 등 지속가능성이 약화될 우려가 증가하고 있다."라고 언급했다.

 방 차관은 향후 인구 위기대응 TF 추진방향을 제시했다. 그는 "정부는 날로 심화되는 인구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 인구정책 TF에서 인구 위기대응 TF로 전환해 인구정책 추진체계를 강화하겠다."라고 밝혔다.

 정부는 인구 위기대응 TF 산하에 관계 부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민간 전문가가 참여하는 11개 작업반을 중심으로 그간 추진과제를 점검·보완·강화해 실효성을 높이고, 신규과제도 집중 발굴해 추진해 나가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방 차관은 "인구감소 속도를 최대한 완화하겠다."라며 "부모 급여 도입 등 결혼·출산·육아 인센티브를 강화해 저출산 흐름을 완화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또한 "우리 경제사회 시스템을 변화하는 인구구조에 적응할 수 있도록 개편해 나가겠다."면서 "교육 부문 재원·시설·인력을 효율화하고 첨단 기술 중심으로 전력 구조를 개편하는 한편 인구감소 지역 지원도 강화해 나가겠다."라고 전했다.

 방 차관은 "인구 감소 영향으로 성장 잠재력이 약화되지 않도록 대응해 나가겠다."라며 "여성·고령자·외국인 경제활동 참여를 확대하고, 인적자본 생산성도 제고해 노동투입 제약이 성장 제약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기회 요인을 도약의 계기로 활용하겠다."면서 "고령 친화 산업과 로봇 등 축소 사회 유망산업을 육성하는 등 인구감소시대 기회요인을 선점해 나가도록 하겠다."라고 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인구 위기대응 추진계획, 10개 작업반별 중요 과제를 상정해 논의했다. TF는 앞으로 완화, 적응, 성장, 도약 등 방향으로 4대 분야 8대 핵심과제를 선정해 집중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TF는 향후 본 회의와 작업반을 중심으로 집중 논의해 인구 위기대응 방안과 부문별 대책을 7월 이후 순차적으로 발표하고, 내년 예산 반영 및 법·제도 개선 등을 통해 신속히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한편 인구 위기대응 TF가 이름만 바꿨을 뿐 사실상 이전 정부에서 운영하던 인구정책 TF와 동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존 10개 작업반에서 미래산업반을 추가해 11개 작업반으로 늘렸을 뿐 세부 작업반이나 대응 분야도 동일하다. 지난 정부에서 인구정책 TF가 3기까지 운영하고 대안을 냈음에도 저출산 흐름은 바뀌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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