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를 단번에 100bp(1.00% 포인트, 1bp=0.01% 포인트) 인상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연준이 오는 26~27일 열릴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울트라 스텝(기준금리 1% 포인트 인상)'이 아닌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 포인트 인상)'에 나설 것이라고 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앞서 미 노동부는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41년 만에 최고치인 9.1%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 발표 이후 연준이 이달 기준금리를 단숨에 1% 포인트 인상할 수 있다는 전망이 커졌다.

 그러나 연준 위원들은 FOMC 회의 전 통화정책 발언이 금지되는 블랙아웃(16일부터 시작) 기간을 앞두고 1% 포인트 인상 가능성에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지난 14일 아이다호에서 열린 행사에서 "0.75% 포인트 인상도 거대한 것"이라며 "1% 포인트 인상을 하지 않았다고 '일을 하지 않았다'라고 해선 안된다."라고 말했다.

 연준은 1990년대 초 연방기금 금리를 주요 정책 결정 도구로 사용하기 시작한 이후 금리를 1% 포인트 이상 올리지 않았다.

 연준 위원들도 금리 인상 속도가 빠르다고 경고의 목소리를 냈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지난 15일 "금리를 너무 과도하게 올리면 불필요한 경기 침체를 초래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도 "급속한 금리 인상은 경제와 시장이 조정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빨리 긴축 정책을 펴야 하는 위험을 초래한다."라고 말했다.

 지난달 연준이 예상보다 높은 0.75% 포인트 금리 인상으로 시장을 놀라게 한 이후 시장은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폭락했고, 장기 채권 수익률도 하락했다.

 미시간 대학교가 소비자들의 장기 인플레이션 기대치를 조사한 결과, 1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향후 시장의 인플레이션 기대치 또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연준의 1% 포인트 금리 인상 전망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연준이 이달 0.75% 포인트를 인상하게 되면 5개월 사이에 2015년부터 2018년까지 해당하는 금리를 올리게 된다. 2.25~2.5% 금리는 연준이 생각하는 중립 금리에 해당한다.

 연준 이사를 지냈던 로런스 메이어는 "연준이 부담을 좀 덜었을 것"이라면서 "나는 연준이 1% 포인트 인상까지 가고 싶어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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