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이 병사 없이 간부만 탑승하는 함정을 시범운항하고 있는 것으로 8일 확인됐다.

해군병 지원율이 날로 하락하는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고육책으로 풀이된다.

8일 군 당국에 따르면 해군은 지난 2023년 3월부터 인천급 호위함(FFG·2천500t급) 등 3척을 대상으로 '함정 간부화 시범함' 운영에 돌입했다. 올 2월부터는 유도탄고속함(PKG·450t급) 등 3척을 추가, 총 6척을 시범 운항 중이다.

우리 군이 잠수함이 아닌 수상함 승조원을 모두 간부로만 채운 것은 전례가 없던 일이다.

해군 관계자는 "병역자원 감소에 따른 병력문제 해결과 함정 운용의 전문성 확보를 위해 함정 완전 간부화를 시범 운영 중"이라고 말했다.

수상함은 중형함인 호위함부터 소형함인 유도탄고속함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선박이 있다. 이러한 선박 모두에 적용함으로써 문제점이 발견되지 않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최근 대상 선박을 늘렸다는게 해군 측 설명이다.

해군은 병역자원이 날로 감소하는 가운데 열악한 함정근무 환경 등으로 인해 해군 주력 장비인 함정에서 근무할 장병을 확보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해군에 따르면 병사 정원 대비 지원자 비율은 2020년 173.5%에서 2021년 225.3%로 상승했다가 2022년 124.9%로 대폭 하락했다. 정원 대비 실제 입영률 또한 2020년 100.5%에서 2021년 94.3%, 2022년 70.1%로 급락했다.

이 때문에 해군은 지난해 3차례나 추가 모집에 나서기도 했다.

해군 병사 지원율이 급감한 가장 큰 이유는 육군 18개월에 비해 20개월로 2개월 더 긴 복무기간과 6개월 간 의무적으로 함정에서 근무해야 한다는 점 등이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해군은 전자장비 등 날로 고도화되는 함정 근무환경 속에서 병 보다는 간부 위주로 인력을 운영해야겠다는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 이에 이번 시범 운영 결과를 면밀히 들여다 본 뒤 타 함정으로 확대 운영할 지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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