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기준금리 인하 기대에 따른 연초 시장금리 하락이 시차를 두고 반영되며 지난달 은행권 대출·예금 평균 금리가 동반 하락했다. 전체 대출금리가 4%대로 내려간 것은 17개월 만으로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4개월 연속 하락했고 가계대출금리도 3개월 연속 떨어졌다.

한국은행이 29일 발표한 '2023년 2월 금융기관 가중평균 금리'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예금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저축성수신금리는 연 3.63%로 전월대비 0.05%포인트 떨어지며 3개월 연속 하락했다.

순수저축성예금은 정기적금(0.45%포인트) 등이 상승했지만, 정기예금(-0.05%포인트)을 중심으로 0.04%포인트 하락해 3.60%를 기록했다. 시장형 상품은 금융채(-0.03%포인트), CD(-0.01%포인트) 등을 중심으로 0.01%포인트 내린 3.75%로 집계됐다.

서정석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장은 "정기적금 금리 상승은 청년도약계좌에 청년희망적금 만기수령액 일시납입이 가능해지며 가입이 증가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예금은행의 대출금리는 기업대출과 가계대출이 모두 하락해 0.19%포인트 내린 4.85%를 기록했다. 전체 대출 금리가 4%대로 진입한 것은 2022년 9월(4.71%) 이후 처음으로 3개월 연속 하락이기도 하다.

기업대출 금리도 5.03%로 0.19%p 하락했다. 차입 주체별로는 대기업 대출금리는 5.11%로 0.05%p 내렸고, 중소기업 대출금리는 4.98%로 0.30%p 떨어졌다.

중소기업대출 금리가 대기업 대출금리보다 낮아진 것은 2009년 7월 이후 처음이다. 서 팀장은 "은행들이 중소기업 대출 영업에 적극적으로 나섰고, 금융중개지원대출 실행에 중소기업 대출 취급이 확대된 영항도 있다"고 했다.

가계대출금리는 0.19% 포인트 떨어진 4.49%로 집계됐다. 석달 연속 하락이다. 코픽스 하락 영향으로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0.03% 내린 3.96%를 기록하며 4개월 연속 떨어졌다.

전세자금대출 금리는 4.02%로 0.07%포인트 떨어졌다. 지난해 12월(4.09%) 이후 3개월 연속 하락이다. 일반신용 대출은 0.09% 내린 6.29%로 집계됐다.

서 팀장은 "주담대와 전세자금대출 금리가 하락하면서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주택담보대출, 전세자금대출 비중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주담대 고정형의 지표 금리인 은행채 5년물 금리는 3.89%로 전달보다 0.05%포인트 올랐다. 코픽스(대상월)는 3.62%로 0.04%포인트 내렸다. CD(91일)은 3.69%로 0.05% 내렸다.

이에 따라 예대금리차(대출금리-수신금리)는 지난달 1.37%포인트에서 1.22%포인트로 3개월 만에 축소전환됐다. 대출금리 하락폭이 수신금리 하락폭보다 더 커진데 기인한다.

가계대출 고정금리 비중은 변동형이 대부분인 일반신용대출이 감소하면서 가계대출 고정금리 취급 비중은 0.5%포인트 오른 49.7%를 기록했다.

은행 이외에 금융기관들의 예금 금리(1년 만기 정기 예금·예탁금 기준)는 상호저축은행이 3.76%로 0.16%p 내리며 하락률이 가장 높았다. 상호금융(3.81%)과 새마을금고(4.09%)도 각각 0.13%p, 0.11%p 낮아졌다. 신용협동조합(4.03%)도 0.08%p 하락했다.

대출금리는 상호저축은행(12.46%)이 0.37%p 내리면서 하락 폭이 가장 컸다. 신용협동조합(6.14%)과 상호금융(5.70%)도 각각 0.08%p, 0.04%p씩 내렸다. 반면 새마을금고는 5.97%로 0.01%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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