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북한이 류샤오밍 중국 정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가 방한 중 탄도미사일 발사를 감행한 가운데, 류 대표는 "우린 핵이 없는 한반도를 지지한다."라고 말했다.

 중국 북핵 대표가 한국에 있는 상황에서 이뤄진 군사 도발에 대해 중국, 러시아의 탄도미사일 용인 분위기를 고려한 행동이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이날 합동참모본부는 "오늘 12시 3분경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탄도미사일 1발을 포착했다."라고 밝혔다. 군은 추가 발사에 대비해 동향을 추적하면서 대비 태세를 유지 중이다.

 이번 탄도미사일은 비행거리 약 470㎞, 고도 약 780㎞로 탐지됐다. 한미는 발사 직후 화상회의를 통해 상황을 공유했으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란 입장을 확인했다.

 이번 발사는 류 대표가 방한해 있는 상황에서 단행됐다. 류 대표는 지난 1일 한국을 찾아 전날(3일)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한중북핵수석대표 협의 등 일정을 진행 중이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은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가 용인하는 범위 내 군사 행동으로 관측되고 있다. 핵실험 재개보다는 부담이 덜한 도발이라는 시선이다.

 실제 한미 양국은 유엔 안보리 추가 대북 제재 결의 추진에 공감대를 형성했으나 거부권을 가진 중국과 러시아에 제동이 걸려 실행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상당하다.

 앞서 중국의 경우엔 "현 정세 하 상황을 악화시키는 어떠한 행동도 해선 안 된다."면서 '정치적 해결'을 강조한 바 있다. 류 대표도 방한 전 각국 대화 상대를 만나 역내 긴장 고조를 우려하면서도 미국 주도 대북제재엔 부정적 방향의 입장을 밝혔다.

 아울러 류 대표는 방한 직후 한반도 문제 해결의 열쇠가 '미국과 북한' 손에 달려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는 한반도 정세 교착, 악화에 대한 미국 책임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또 한중 북핵 수석대표 협의 이후엔 "한반도 정세에 새로운 변화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면서 최근 북한의 군사 도발, 핵 정책 변화를 시사하는 발언과 함께 "여전히 정치적 해결 궤도에 놓여 있다."라고 언급했다.

 나아가 한반도와 역내 정세 안정을 위한 '유관국 간 긴밀한 협력 필요성'을 언급했는데, 이는 그간 중국 측 입장을 종합해 보면 미국의 태도 변화를 촉구하는 것일 수 있다는 해석이 존재한다.

 일례로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는 지난달 "북미를 다 접촉했는데 얘기가 좀 다른 것 같다", "(북한은) 미국이 적대시 정책을 하고 있다고 의심한다."면서 "중국은 이럴 땐 서로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고 서로 양보해 대화를 빨리 시작하는 게 맞는 것이라고 본다."라고 말한 바 있다.

 한편 미국은 대북제재 추진 강도를 높여가는 분위기다. 먼저 지난달 1일(현지 시간) 북한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을 언급하면서 재무부 제재 대상을 확대하는데, 제재 사유엔 중국 기업과의 프로젝트 추진 등 내용이 담겼다.

 또 린다 토머스 그린필드 주유엔 미국 대사는 3일(현지 시간) "북한이 관여해 온 수많은 안보리 결의안 위반 상황을 매우 우려한다."라며 이달 중 안보리에서 신규 대북 결의안 표결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인수위는 전날 발표한 최종 국정과제에서 "북한 비핵화를 위한 중국·러시아의 건설적 역할을 견인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싱하이밍(邢海明) 주한중국대사도 북한의 이날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비핵화, 평화,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엔 변화가 없다."라며 "누구든 (한반도의) 긴장 상태를 격화시키는 것에 대해 우린 동조할 수 없고 찬성할 수 없다."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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