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입국자에 대한 자가격리 면제 조치로 지난달 국제선 항공 여객 수가 전월보다 50%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국토교통부 항공 포털 실시간 통계에 따르면, 지난 4월 국제선·국내선 여객 수는 378만 4000명으로 3월보다 31.2% 증가했다. 국제선은 지난 3월 41만 4000명에서 4월 64만 4000명으로 55.4%, 국내선은 246만 9000명에서 314만 명으로 27.1% 각각 증가했다. 특히 국제선의 경우 지난해 4월(17만 9000명)과 비교하면 259.8% 늘어났다.

 정부의 해외 입국자 자가격리 면제 조치 등으로 4월 국제선 항공 여객 수가 한 달 만에 55% 넘게 증가했다. 이에 맞춰 항공사는 국제선 판매 확대와 함께 항공권 프로모션에 돌입했다.

 

 ◆자가격리 면제에 여객 수요 회복…국제선 항공권 프로모션 돌입

 지난달 국제선 여객 수가 크게 늘어난 데는 정부가 3월 21일부터 백신 접종 입국자들의 자가격리를 면제해 준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더해 정부가 이달부터 국제선 운항 횟수를 주 420회에서 주 520회로 확대하기로 하면서, 향후 국제선 여객 수는 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항공은 5~7월 유럽 노선을 순차적으로 확대한다. 현재 2개 노선을 주 6회 운항 중이지만 매월 확대해 7월에는 6개 노선을 주 17회 운항할 계획이다.

 이달에는 인천-프랑크푸르트 노선을 28일부터 주 1회(주 4→5회) 증편하고, 인천-런던 노선 역시 30일부터 주 1회(주 2→3회) 늘린다.

 6월에는 인천-파리 노선과 인천-로마 노선을 2년 3개월 만에 운항 재개한다. 인천-로마 노선은 18일부터 주 2회(화·토), 인천-파리 노선은 22일부터 주 3회(수·금·일) 운항한다.

 7월에는 인천-바르셀로나 노선, 인천-이스탄불 노선 운항에 나선다. 코로나19로 인한 운항 중단 이후 2년 4개월 만이다. 양 노선 모두 23일부터 주 2회 운항하며, 인천-바르셀로나 노선은 화·토요일, 인천-이스탄불 노선은 수·토요일 운항한다.

 이번 운항 재개 및 증편으로 유럽 노선은 주간 운항횟수 기준으로 코로나 이전 대비 50%까지 공급량을 회복한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코로나 이후 선호 여행지로 '유럽'이 손꼽히는 만큼 유럽 노선에 대한 수요가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라며 "이에 발맞춰 이번 증편을 결정하게 됐다. 수요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해 유럽 노선 네크워크를 지속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제주항공은 다음 달 24일부터 부산-싱가포르 노선 운항을 재개한다. 이 노선은 2020년 2월을 마지막으로 2년 4개월간 운항을 중단했던 노선이다.

 제주항공은 부산-싱가포르 노선 재운항에 맞춰 오는 11일부터 17일까지 특가 항공권 프로모션을 시작한다. 탑승 일을 기준으로 6월 24일부터 8월 31일까지 이용할 수 있는 편도 항공권을 유류할증료와 공항 시설 사용료 등을 모두 포함한 편도 총액운임 기준 최저 30만 1100원부터 판매한다.

 제주항공은 부산-방콕 노선도 6월 말부터 주 2회(목∙일요일) 일정으로 운항을 재개하는 것도 추진 중이다.

 티웨이항공은 9일부터 오는 22일까지 홈페이지와 모바일 앱·웹을 통해 일본, 동남아, 대양주 등 10개 노선 대상 국제선 항공권 판매와 함께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프로모션을 실시한다.

 프로모션 운임은 편도 총액(유류할증료·공항세 포함) 기준이다. 일본 노선 ▲인천-후쿠오카 9만 7500원부터 ▲인천-오사카 10만 7500원부터 ▲인천-도쿄(나리타) 14만 3300원부터 ▲인천-삿포로 18만 3300원부터다.
 

 ◆입국자 PCR(유전자 증폭) 검사 의무화…여객 수요 회복에 한계

 다만 입국자 PCR(유전자 증폭) 검사 의무화 조치 유지로 국제선 여객 회복 추이가 더뎌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현재 해외여행객은 현지와 국내에서 최소 3차례의 PCR 검사 등을 받아야 한다. 입국 전 PCR 검사총비용은 4인 가족 기준 약 100만 원 수준이다.

 이에 가족 단위의 여행이 많은 동남아 노선의 수요 확보에 가장 큰 차질을 빚고 있다. 실제로 정부의 국제선 확대에 맞춰 항공편을 대폭 증편하려던 항공사들은 동남아 노선에 대해서는 운항 재개를 연기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다낭, 나트랑, 클락 노선의 운항 재개를 6월에서 7월로, 제주항공은 다낭, 나트랑 노선의 운항 재개를 5월에서 6월로 연기했다.

 실제 정부의 '국제선 단계적 일상 회복 방안'에 따르면 이달부터 방안 1단계가 가동돼 5월 국제선 정기 편은 주 520회, 6월 620회로 늘어난다. 오는 11월에는 주 2420회로 증가하지만 코로나19 발생 이전 주 4714회와 비교하면 50% 수준에 불과하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항공기 운항 통제 시간(커퓨), 유전자증폭(PCR) 검사 등 정부의 과도한 방역 규제가 국내 항공산업의 경쟁력을 약화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지난 4월 국제선 여객 수가 3월 41만 명에 비해 늘어나긴 했지만 그 증가 폭이 업계의 기대에 비해서 낮은 수준"이라며 "글로벌 수준에 맞춰 증편 횟수를 확대하는 등 정책이 뒷받침돼야 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항공사들은 정부의 적극적인 국제선 확대 노력을 환영하고 있다. 다만, 방역당국이 PCR 검사서 제출 의무 등 엄격한 방역 조치를 이어가는 점에 대해서는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현재 해외여행객들은 현지와 국내에서 최소 3차례의 PCR 검사 등을 받아야 한다. 특히 입국 전 PCR 검사총비용은 4인 가족 기준 약 100만 원 수준으로 여행객들에게 큰 부담이 되고 있다. 특히 유아·청소년 백신 미접종자의 자가 격리가 이어지면서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은 지난 3일 개최된 관광산업위원회 회의가 마무리된 이후 기자들과 만나 “출입국 제한·방역 규제를 전면 폐지한 외국과 달리 한국은 제한을 유지하고 있다. 해외에서 한국에 들어오려면 PCR 검사를 받아야 한다."라며 “우리 국민이 해외에서 코로나19 양성이 나오면 귀국 조치할 수조차 없다. 미래·성장산업을 살리기 위해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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