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자국이 수출하는 원유의 가격에 상한이 부과되면 상황에 따라 원유 수출 자체를 중단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알렉산드르 노바크 러시아 부총리는 20일(현지시간) 러시아 관영 인테르팍스 통신과 인터뷰에서 "서방이 러시아 원유에 부과하는 상한 가격이 석유를 생산하는 비용보다 낮다면 러시아는 해당 석유의 세계시장 공급을 보장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것은 우리가 손해를 보면서까지 일하지 않을 것이란 것을 의미한다."라고 강조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석유 가격 상한제가 부과되면 유가가 급등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엔 유럽연합(EU)의 대러 석유·석탄 금수 조치와 관련해 "미친 생각"이라며 "결과는 뻔하다. (석유) 가격이 오르고 물가는 폭등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러시아산 석유에 대해 매입 가격을 일정선 아래로 제한하는 가격 상한제를 밀어붙이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자금줄을 끊기 위한 방안의 일환이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후 서방 제재에도 불구, 석유를 저가에 공급하면서 오히려 더 큰 수익을 얻고 있다.

 특히 중국과 인도, 브라질이 전쟁 후 러시아로부터 헐값에 수입량을 대폭 늘렸다. 일부 아프리카와 중동 국가들도 계속 러시아산 석유를 사들이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천연가스, 원유 등 러시아의 에너지 수출을 막으려고 제재안을 논의했으나 국가 간 이견으로 뚜렷한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러시아는 올해 5월 한 달 동안에만 석유 수출로 200억 달러(약 26조 원) 매출을 올렸다고 밝혔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의 견제 속에 원유 수출량은 줄었지만 국제유가가 치솟는 바람에 러시아의 원유 매출액이 오히려 증가했다.

 러시아의 원유 생산량은 올해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직후에 감소하다가 회복세를 보였다.

 러시아는 올해 5월 기준으로 하루 1000만 배럴 정도 원유를 생산해 통상적인 세계 전체 석유 수요의 10% 정도를 차지했다.

저작권자 © 코리아이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