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초혁신경제 15대 프로젝트 중 에너지 분야 핵심 과제를 묶어 내년도 예산과 세부 로드맵을 공개했다. 차세대 전력망 에너지저장장치(ESS) 설치에 1200억원을 투입하고, 차세대 태양광 탠덤셀에도 340억원 규모의 연구개발(R&D) 예산이 반영됐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6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경제관계장관회의 겸 성장전략 TF를 주재하고 이런 내용을 담은 '초혁신경제 선도프로젝트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3차 계획은 에너지 분야의 과제별 내년도 예산 투자 규모와 상용화 일정이 담겼다.
기재부와 기후에너지환경부 등이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정부는 ▲차세대 태양광 ▲차세대 전력망 ▲해상풍력 ▲초고압직류송전(HVDC) ▲그린수소 ▲소형모듈원전(SMR) 등 6개 과제를 중심으로 내년도 예산안을 세부 사업 단위로 배정했다.
이번 3차 계획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부분은 차세대 전력망 구축이다. 새롭게 반영된 예산 규모가 가장 큰 데다, 정부가 '에너지고속도로' 구축을 위해 처음으로 ESS·마이크로그리드(MG) 설치 물량, 실증 규모 등을 구체화했다.
내년에는 ▲배전망 ESS 설치에 1176억원 ▲산단·캠퍼스·군부대 등을 대상으로 하는 MG 실증에 702억원 ▲에너지공대 기반 'K-그리드 인재·창업 밸리' 조성에 195억원을 각각 투입한다.
정부는 이를 기반으로 2030년까지 서해안 중심 '에너지고속도로' 구축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2030년까지 셀 효율 35% 달성을 목표로 한 차세대 태양광 탠덤셀도 핵심 사업으로 꼽힌다. 내년에는 총 336억 원 규모의 R&D가 반영됐고, 상용 모듈 개발·실증, 양면형·우주용 탠덤셀 개발 등 신규 과제만 170억원이 배정됐다. 정부는 2028년 세계 최초 상용 모듈 출시하고, 2030년까지 셀 효율 35%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해상풍력 분야에는 초대형 20MW+급 터빈과 부유식 시스템 국산화가 핵심이다. 풍력 기술개발 사업에 698억원, 핵심부품 R&D에 331억원, 부유식 시스템 개발에 77억원, 수직축 해상풍력 실증에 38억원이 반영됐다.
전력망 운영의 기반이 되는 고압직류송전(HVDC) 사업에는 변환용 변압기 개발 120억원, 2GW급 밸브·제어기 개발에 150억원이 각각 투입된다. 새만금–서화성 구간 실증을 위한 SPC 설립도 내년 안에 완료할 방침이다.
청정수소 공급망을 구축하는 그린수소 프로젝트에는 총 318억원의 수전해 R&D가 편성됐다. 대면적 전극·분리막 개발(51억원), PEM·알칼라인 시스템 개발(175억원), 해외플랜트 설계기술(30억원) 등이 포함된다. 제주에서 진행되는 대규모 그린수소 10.9MW 실증은 내년에도 계속 진행된다.
소형모듈원자로(SMR)는 경수형(i-SMR)과 비경수형 기술개발을 병행한다. 경수형 기술개발에 기후부 267억원, 과기정통부 374억원, SMR 혁신제조 국산화 81억원, 비경수형 3대 노형 개발에는 213억원이 각각 배정됐다. 제작지원센터 구축·규제 기반 기술개발·전문인력 양성 등에도 300억원 이상이 추가로 투입된다.
정부 관계자는 "전력 수요 구조 변화와 글로벌 에너지 시장 재편 속에서 전력망과 태양광 등은 내년 실행의 핵심 축"이라며 "이번 계획은 각 프로젝트를 실질적으로 굴리는 첫 해의 로드맵"이라고 강조했다.
